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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향수 그대로 가을까지? 환절기 향수 전환 기준

안녕, 에디터 빠숀쥐다.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슬슬 선선해지는 시기엔 매번 같은 고민이 온다 — 여름 내내 뿌리던 향수, 가을에도 그냥 이대로 써도 되나 싶은 거다. 정작 뿌린 본인 코는 냄새에 익숙해져서(후각 피로라고 하더라) 잘 못 느끼는데, 스쳐 지나가는 상대 코엔 그 여름 향이 그대로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엔 환절기 향수 전환 기준을 자료로 짚어봤다.

기준은 이렇게 세 가지로 잡았다 — ① 부향률·지속시간 수치가 출처 있는 범위인가 ② 전환 시점을 특정 날짜나 온도로 단정하지 않았는가 ③ 실제로 살 수 있는 제품으로 비교했는가. 숫자 하나 잘못 박으면 그게 그대로 “정보”로 굳어버리는 게 향수 얘기라, 이번엔 유독 출처를 꼼꼼히 대조했다.

EDT랑 EDP, 뭐가 다른 건지부터 짚자

향수 이름 뒤에 붙는 EDT(오드뚜왈렛)·EDP(오드퍼퓸)는 그냥 라인 이름이 아니라 부향률, 그러니까 향료 원액이 알코올에 얼마나 섞였는지의 비율을 가리킨다. 이 비율이 발향력이랑 지속력을 같이 좌우한다.

국내외 자료를 교차 확인해보니 대략 이렇게 수렴하더라. EDT는 5~15%(국내 매체는 좀 더 좁게 5~7%로 소개하기도 한다), EDP는 15~20%. 지속시간은 EDT가 3~5시간, EDP가 6~8시간 선이다.

EDT vs EDP — 부향률과 지속시간 (업계 관행 기준, 범위)
부향률(%)
EDT5~15%
EDP15~20%
눈금 범위 0~20% · 브랜드마다 자체 기준이라 편차가 있다
지속시간(시간)
EDT3~5시간
EDP6~8시간
눈금 범위 0~8시간 · 실제 지속시간은 피부 타입·기온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서 한 가지 짚을 게 있다. 이 %는 정부나 산업 표준 기관이 정해놓은 숫자가 아니라 업계 관행에 가깝다. 그래서 “A 브랜드 EDP는 12%인데 B 브랜드는 22%다” 이런 식으로 브랜드마다 자체 기준이 다르다는 경고가 자료마다 공통으로 붙어 있더라. 같은 EDP라도 브랜드 간 비교는 대략적인 참고로만 보는 게 맞다.

왜 여름 향이 가을엔 힘을 못 쓰는가

더운 공기에서는 향 분자가 더 멀리 퍼진다. 뉴욕 기반 조향사 줄리아 잔그릴리(Julia Zangrilli)가 “Scent molecules travel more in warm air, so with regard to spritzing during the summer, less is more”라고 짚은 대목인데, 여름엔 적게 뿌리는 게 오히려 낫다는 얘기다. 열이나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면 향료 분자 자체가 산화·분해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더라.

국내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있다. GQ 코리아는 “독한 향이 땀과 뒤섞여 오히려 불쾌한 결과물을 만든다”고 짚는다. 즉 고온다습 → 향 분자 확산 증가 → 무거운 향을 과다 분사하면 역효과, 이 흐름은 조향사 인터뷰랑 국내 매체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한 향수 에세이에는 여름철 향이 한순간 악취처럼 느껴진다는 개인적 체감을 적은 글도 있는데, 이건 한 사람의 경험담이라 사실로 못 박을 순 없지만 위의 큰 흐름이랑은 결이 맞는다.

남성이 손목 안쪽에 향수를 분사하는 클로즈업, 초가을 니트 소매와 따뜻한 베이지 톤 배경
손목 안쪽에 향수를 스프레이하는 모습

반대로 기온이 뚝 떨어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공기 밀도가 높아지면서 향 분자가 멀리 안 퍼진다는 설명이 해외 향수 정보 블로그에 여러 번 등장한다. 그래서 여름에 가볍게 느껴졌던 EDT를 그대로 늦가을까지 끌고 가면 “존재감이 옅어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다. 다만 이건 “무거운 향 전반”에 해당하는 일반 원리지, 우디나 머스크 같은 특정 계열이 유독 나쁘다는 근거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서도 계열을 콕 집어 단정하진 않으려 한다.

그래서 언제 바꾸나 — 체감 신호로 판단해라

엘르 코리아는 “공기의 향기가 바뀌는 이맘때쯤이면 나에게서 나는 향도 바꿔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가을 향수를 추천하고, 하입비스트 코리아도 “가벼운 향은 내년 여름을 위해 잠시 기약해두고 조금은 묵직한 향으로 분위기를 바꿔보자”고 제안한다. 두 매체 다 대략 9월쯤을 전환 시점으로 보는 흐름이더라.

그런데 “왜 하필 그때인가”에 대한 정량적 근거, 그러니까 몇 도부터 바꾸라는 기준을 제시한 신뢰도 있는 매체는 못 찾았다. 해외 향수 판매 블로그 하나가 “평균 기온 15~20도”라는 구체적 숫자를 대긴 하는데, 향료 연구기관이 아니라 판매 목적 블로그라 여기서는 근거로 안 쓰기로 했다. 숫자가 있으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출처가 약하면 그건 정보가 아니라 그냥 확신에 찬 추측이다.

그래서 결론은 이거다. 날짜나 온도를 못 박기보다 체감으로 판단하는 게 안전하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고, 반팔 한 장으로는 살짝 서늘하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쯤 — 그 무렵이 향수를 한 번 점검해볼 타이밍이다. “9월 며칠부터”가 아니라 “체감이 바뀌는 순간”으로 기준을 옮기는 거다.

그럼 뭘로 바꾸나 — EDT·EDP 함께 파는 브랜드 3곳

여름·가을을 한 병으로 다 커버하려면, 애초에 EDT와 EDP 라인이 같이 나오는 향수를 봐두는 것도 방법이다. 이름은 같아도 노트 구성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디올 소바쥬만 봐도 EDT는 “프레시&시트러스”, EDP는 “스무스&바닐라”로 디올 공식 설명부터 갈린다.

베이지 리넨 위 남성 향수병 3개 플랫레이, 초가을 감성의 따뜻한 자연광
EDT·EDP 라인이 함께 나오는 향수 3종 플랫레이
EDT·EDP 라인이 함께 나오는 남성 향수 3종 (조사 시점 기준)
디올 소바쥬
EDT · 100ml
약 12만~13.6만원
프레시&시트러스, 베르가못+앰브록산
EDP · 100ml
약 20.3만원
시트러스+바닐라, 더 포근한 인상
조르지오 아르마니 아쿠아 디 지오
EDT · 100ml
약 10.1만~10.4만원
아쿠아틱, 마린+시트러스, 가볍고 청량
EDP(프로폰도) · 125ml
약 17.5만~19만원
같은 아쿠아틱 베이스, 더 진하고 오래가는 인상
샤넬 블루 드 샤넬
EDT · 100ml
최저가 약 18.5만원
시트러스+우디(샌달우드·베티버·시더)
EDP · 100ml
최저가 약 12.7만원
시트러스+스파이스+샌달우드·앰버
*가격은 조사 시점 온라인 최저가 스냅샷이며 유통 채널·병행수입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블루 드 샤넬은 EDT가 EDP보다 비싸게 잡혔는데 정가 역전이 아니라 채널별 재고·할인 차이로 보인다. 아쿠아 디 지오는 EDT 100ml·EDP 125ml로 용량이 달라 가격을 1:1로 비교하지 마라. 구매 전 실시간 가격은 다시 확인하는 걸 추천한다.

세 브랜드 다 공통점이 있다. EDT는 시트러스 위주로 가볍게 열어두고, EDP는 바닐라·앰버·스파이스 같은 베이스를 더 두껍게 깔아서 무게감을 준다. 이름은 같아도 사실상 두 개의 다른 향수라고 봐도 될 정도다.

그래서 결론은

정리하면, 여름에 쓰던 가벼운 EDT를 늦더위가 남은 시기까지 쓰는 건 크게 무리 없다. 오히려 그 시기엔 무거운 향을 진하게 쓰는 쪽이 땀이랑 섞여 역효과 날 확률이 더 높다. 문제는 기온이 확 떨어진 뒤에도 계속 그 상태로 두는 거다 — 확산력 자체가 줄면서 존재감이 옅어진다는 지적이 반복되니까.

다만 전환도 만능은 아니다. 아직 낮엔 반팔이 필요할 만큼 더운데 서둘러 무거운 향으로 갈아타면, 여름에 겪었던 “땀+무거운 향” 조합이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 이 부분은 확실한 출처로 검증된 사실이라기보다 앞선 원리들을 조합한 추론이라, 참고만 하고 너무 서두르진 않는 걸 권한다.

환절기엔 향뿐 아니라 피부 쪽 루틴도 같이 손보게 되는데, 저번에 다룬 남자 선크림 백탁 없이 바르는 법도 그 연장선에 있는 글이니 같이 보면 도움 될 거다.

결국 오늘 할 일은 하나다. 지금 쓰는 향수가 EDT인지 EDP인지부터 병 뒷면에서 확인해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다 싶으면 그때 서랍 속 EDP나 좀 더 묵직한 향으로 한 번 바꿔 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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