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에디터 빠숀쥐다. 8월도 벌써 늦여름으로 넘어가는 중인데, 자외선은 아직 접을 때가 아니다. 오히려 이맘때 자외선 지수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많다. 근데 남자 사물함이나 화장대를 보면 선크림이 없는 경우가 은근히 많더라. 이유를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똑같다. “얼굴이 하얗게 뜬다”는 거다. 백탁 때문에 선크림을 안 바르는 남자들, 이 글은 그 사람들을 위한 거다. 남자 선크림에서 백탁 없는 기준이 뭔지, 성분표와 표기 규정을 뒤져서 정리해봤다. 여름철 스타일링 팁이 더 필요하면 반팔 넣입 기준 글도 같이 참고해라.
백탁, 도대체 왜 생기는 건가
백탁의 범인은 대부분 무기자차다. 닥터나우 설명을 보면 무기자차는 징크옥사이드·티타늄디옥사이드 같은 무기 미네랄 입자가 피부 표면에 얇은 막을 만들어서 자외선을 반사·산란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쉽게 말해 피부 위에 하얀 코팅을 하나 얹는 셈인데, 이 코팅이 두껍거나 입자가 크면 눈에 보이는 백탁으로 남는다.
반대로 유기자차(화학적 차단제)는 옥시벤존·호모살레이트 같은 유기 성분이 피부에 흡수된 뒤 자외선 에너지를 흡수해서 열 등으로 방출하는 방식이다. 피부 표면에 막을 만들지 않으니 백탁이 거의 없다. 대신 흡수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사람에 따라 자극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트레이드오프다.
특히 티타늄디옥사이드는 흰색 발색력이 워낙 강해서 미술용 흰색 안료로도 쓰일 정도라고 한다. 무기자차 선크림을 발랐을 때 유난히 하얗게 뜨는 제품이 있다면, 이 성분 비중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 구분 | 무기자차 | 유기자차 |
|---|---|---|
| 차단 방식 |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 반사·산란 | 피부에 흡수돼 자외선 에너지 흡수·방출 |
| 백탁 | 있음 (입자·농도에 따라 차이) | 거의 없음 |
| 자극도 | 상대적으로 낮음 | 민감 피부는 자극 가능성 있음 |
| 도포 팁 | 바르는 즉시 차단 시작 | 외출 15분 전 미리 발라야 함 |
| 대표 성분 | 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 | 옥시벤존, 호모살레이트 등 |
표로 보면 둘의 차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백탁이 싫으면 유기자차, 자극이 걱정되면 무기자차 — 이렇게 단순하게 나뉘는 게 아니라 결국 이 둘을 어떻게 배합했는지가 백탁을 가른다.
입자가 작을수록, 농도가 낮을수록 하얗게 뜨는 정도가 준다
무기자차 안에서도 백탁 편차가 큰 이유는 입자 크기 때문이다. 징크옥사이드·티타늄디옥사이드 입자를 나노 단위로 잘게 쪼개면 가시광선 산란이 줄어서 백탁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무기자차 성분만으로 SPF50·PA++++급 고차단을 맞추려면 배합 농도를 올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백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입자를 작게 만드는 게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나노 입자화 자체가 피부 흡수나 흡입 독성 논쟁의 대상이라는 점도 같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미국 FDA·유럽 쪽 규정을 인용한 자료들은 나노 징크옥사이드·나노 티타늄디옥사이드가 제품에 25% 이내로 들어가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건 해외 기준을 옮긴 2차 자료고, 국내 식약처가 이 나노입자 함량 상한을 별도로 고시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국내 기준이라고 단정하지 말고 참고 정보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게 안전하다.

SPF·PA 숫자, 높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선크림을 고를 때 SPF·PA 숫자부터 보는 사람이 많은데, 이 숫자가 어떻게 매겨지는지 알아두면 고르는 기준이 달라진다. 국내에서 자외선차단제는 기능성화장품으로 분류돼서 관리되고, 자외선차단 성분은 식약처장이 지정한다. 표기 규정도 정해져 있다. SPF는 50까지는 숫자 그대로 쓰지만 50을 넘으면 전부 “50+”로만 표기한다. PA는 PA+·PA++·PA+++·PA++++ 이렇게 4단계로만 나뉜다.
왜 숫자를 무한정 올려서 표기하지 않을까. 식약처 발표를 인용한 기사를 보면, SPF 50 이상에서는 실제 차단 효과 차이가 크지 않은데 소비자가 ‘완벽 차단’으로 오인해서 오히려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식약처는 SPF 숫자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며, 기능성화장품 표시를 확인하고 피부 타입과 사용 환경에 맞춰 고르라고, 외출 15분 전에 충분한 양을 바르고 물놀이할 땐 내수성 제품을 쓰라고 권했다.
표기만 봐도 등급이 이렇게 갈린다.
결국 SPF는 50+ 이상을 따질 이유가 없고, PA는 +가 많을수록 UVA 차단력이 크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백탁 여부와는 별개의 얘기라는 것도 같이 알아두면 좋다.
그래서 백탁 없는 선크림, 뭘 기준으로 가려내나
피부과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종합하면 기준은 비교적 명확하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김혜리 원장은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화학적 차단제(유기자차)보다 주성분이 징크옥사이드·티타늄다이옥사이드인 무기자차를 쓰라고 권했다. 무기자차는 바르는 즉시 차단 효과가 나타나고 자극이 적은 대신 백탁과 발림성 부족이 단점, 유기자차는 발림성이 좋고 백탁이 없는 대신 자극 가능성과 도포 후 흡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포인트다.
백탁이 싫다고 무조건 유기자차로 가자니 자극이 걸리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볼 기준이 하나 더 있다. 앞서 봤듯 백탁의 주범은 티타늄디옥사이드 쪽 백색도가 강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국내에서 “백탁이 적다”고 마케팅되는 무기자차 제품들을 뜯어보면 대부분 티타늄디옥사이드 비중을 낮추거나 아예 빼고, 징크옥사이드 위주로 배합한 경우가 많다. 성분표에서 징크옥사이드가 앞에 있고 티타늄디옥사이드가 없거나 뒤로 밀려 있다면, 백탁이 상대적으로 덜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징크옥사이드 위주로 배합한 제품들
검색 과정에서 “백탁이 적다”고 반복 언급되는 국내 시판 제품들을 성분표 기준으로 확인해봤다.
구달(GOODAL) 맑은 어성초 진정 무기자차 선크림은 어성초(약모밀)추출물에 징크옥사이드·징크락테이트·징크글루코네이트, 이렇게 징크 3종을 조합한 ‘3종 징크 콤플렉스’를 썼다. 50ml에 SPF50+이고, PA 등급은 판매처마다 PA+++로 표기된 곳도 있고 PA++++로 표기된 곳도 있어서 사기 전에 패키지 표기를 직접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가격은 정가 2만 원(1+1 기획 기준 개당 약 8,750~10,000원대), 무신사 기준 17,600원으로 검색됐다(검색 시점 기준, 프로모션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라운드랩(ROUND LAB) 자작나무 무기자차 선크림은 티타늄디옥사이드를 아예 쓰지 않고 징크옥사이드 단독으로 구성했다고 소개된다. 50ml에 SPF50+, PA++++이고 소비자가 25,000원, 판매가 22,500원 선이다(검색 시점 기준). 참고로 라운드랩에는 이름이 비슷한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이라는 별도 제품이 있는데, 이건 유기자차 성분이 섞인 다른 라인이라 헷갈리면 안 된다. 여기서 말하는 건 ‘자작나무 무기자차 선크림’ 단품이다.
닥터지(Dr.G) 그린 마일드 업 선 플러스는 제조사가 “징크옥사이드 100%, 더 순해진 무기자차”라고 표기한 제품이다. 병풀추출물 등 진정 성분을 더했고, 50ml에 SPF50+, PA++++다. 할인가 기준 최저가 10,850원대로 검색됐다(검색 시점 기준). 후기를 훑어보면 “백탁이 적고 은은한 톤업 효과가 있어서 데일리·남성 사용에 적합하다”는 평가, “붉은기 없이 하루 종일 버틴다”는 평가가 반복해서 나온다. 다만 이건 실측 비교라기보단 개인 후기 수준이라 참고만 하는 게 맞다.
아누아(Anua) 에어리 무기자차 선크림도 무기자차 제품으로 소개된다. 50ml, SPF50+, PA++++, 소비자가 24,800~25,000원, 판매가는 18,700~23,320원 선으로 검색됐다(검색 시점 기준). 다만 이 제품은 정확한 자외선차단 성분 조합(징크옥사이드 단독인지, 티타늄디옥사이드가 일부 섞였는지)이 공식 전성분표로 확인되지 않았다. ‘무기자차’로 소개되는 제품이라는 정도로만 알아두고, 구체적인 배합은 구매 전 패키지나 매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걸 권한다.
네 제품을 정리하면 이렇다.
공통점이 보인다. 백탁이 적다고 언급되는 제품 대부분이 SPF50+·PA++++로 표기 스펙 자체는 비슷하고, 갈리는 건 어떤 자외선차단 성분을 얼마나 썼는지다. 가격은 전부 검색 시점 기준이고 프로모션에 따라 수시로 바뀌니 구매 직전에 다시 확인하는 게 맞다.

다만, 이 기준도 완벽하진 않다
성분표로 징크옥사이드 위주 제품을 골라내는 게 백탁을 줄이는 방향인 건 맞지만, 이게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다. 우선 무기자차 계열은 성분 배합을 아무리 잘해도 유기자차보다 발림성이 무겁고 밀착이 늦다는 평가가 여러 매체에서 공통적으로 나온다. 또 하나, 어떤 제품이 실제로 얼마나 하얗게 뜨는지를 조도·카메라 조건을 통제해서 정량적으로 비교한 신뢰할 만한 매체의 테스트 데이터는 이번에 찾지 못했다. 지금 도는 “이 제품이 제일 백탁 없다”는 얘기들은 대부분 개인 후기나 커뮤니티 게시물 수준이라, 성분표를 기준으로 방향을 잡되 최종 판단은 손등에 직접 발라보고 확인하는 걸 권한다.
결국 백탁 없는 선크림을 고르는 기준은 하나로 요약된다. SPF·PA 숫자보다 성분표에서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 비중을 먼저 보는 것. 숫자는 50+·PA++++로 다 고만고만해 보여도 실제로 얼굴에 얹었을 때 하얗게 뜨는 정도는 이 배합에서 갈린다. 이번 늦여름엔 선크림 뚜껑부터 뒤집어서 전성분표 한 번 읽어보고 고르자.




